구)제작노트
제작노트 #5
보기만해도 기분 좋아지는
패키징


 



출산을 하고 많은 게 변했지만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생활과 소비의 중심이 '나' 에서 '아기' 가 되었다는 사실이 아닐까 해요. 예전엔 쇼핑을 해도 늘 내가 입을 옷, 내가 먹는 간식, 내가 쓰는 소품들이었다면 출산 후엔 기저귀, 아기 간식, 아기 내복, 아기 장난감이 되더라구요. 하루에 한 번씩 들르는 쿠팡맨과 대한통운 기사님과는 안부를 묻는 수준으로 가까워졌답니다...


 

출산 전까지만해도 쇼핑은 즐거운 여가활동이었어요. 근데 이게 내 옷, 디자인 소품 같이 쓸데 없는 걸 살 때랑 아기 기저귀, 아기 세제 처럼 지금 없으면 안되는 필수품을 살 때랑 쇼핑에 대한 태도와 기대감이 달라지더라구요. 하루라도 더 빨리, 안전하게 받길 바라게 되고 알록달록한 포장은 볼 틈도 없이 다 찢어 제끼기가 일쑤였어요. (포장 따위 볼 여유가 없다..) 근데 그렇게 엄마로서 일 해치우듯 하는 쇼핑이 언젠가 부터는 즐겁지만은 않더라구요. 



 

제품 패키징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되었는데, 출산 후 겪게되는 쇼핑 행태의 변화가 저 뿐만은 아닐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다른 엄마들도 캐릭터가 가득한 알록달록한 포장에 익숙해졌겠구나. 쇼핑은 해치우는 것, 포장지는 기계적으로 뜯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좀 더 기쁨을 줄 수 있는 패키징을 해보고 싶었어요. 패키지를 뜯었을 때 '아! 예뻐!' 하는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그리고 육아에 지친 육아맘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한 마디를 건넬 수 있다면... 너무 기쁠 것 같았어요. 


 

우선 보기에도, 갖고 다니기에도 예쁜 파우치를 만들었구요. 


 

끈을 한 쪽으로 하는게 예쁘긴 했으나 엄마들은 리본 묶을 시간이 없으니 탈락..

 


아기띠는 기존의 평범한 포장이 아닌, 예쁜 스카프나 키친크로스를 살 때 받을 것 같은 포장 방법을 고안했어요.

 


왼쪽을 보냈더니 디자이너가 한숨을 쉬며 오른쪽을 만들어 줌..

 


그리고 포장을 뜯을 때 마지막으로 보게 되는 면에 육아맘, 육아빠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을 담고 싶었어요. 그냥 지나쳐도 상관없지만, 슥 보다가 발견하면 기쁠 문구 같은거요.


 

임신 출산을 해보니 '육아' 라는 것이 그 어떤 일보다도 중요하고 위대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한 아이를 길러낸다는 것이 가지는 중요함에 비해 세상은 육아를 흔하고 당연한 그림자 노동으로 치부하니까요. 육아를 하며 기쁘고 보람차지만, 늘 외롭고 고달팠어요. 그래서 말해주고 싶더라구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는 육아맘, 육아빠에게 대단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기 보다는, 당신이 수고하고 있는 거 알고 있다는 말 한마디 건네고 싶었어요.


 


 


그렇게 코니만의 특별한 패키징이 완성됩니다. 


 








그리고 배송박스엔 '아기가 자고있어요' 스티커를 인쇄 해 붙였어요. 힘들게 아기 재워 눕혔는데, 택배기사님께서 벨 누르시면 억장이 무너지더라구요... 이 작은 스티커를 모든 기사님께서 보시진 못하겠지만, 한 분이라도 배려해주신다면 충분히 의미 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선물포장인데요, 코니가 그냥 생일 축하 선물로 보내는게 아니라, 한 가정에 한 생명이 찾아왔다는 사실을 기쁜 마음으로 축하하며 보내는 특별한 선물이잖아요? 뭔가 더 특별하고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 싶어서 가능한 욕심내서 준비해봤어요. 어렵게 임신에 성공한 친구에게 제가 직접 선물을 준다고 생각하구요. 


 

상자를 찾고, 여러가지 포장 자재들을 엮어보고 붙여보고... 머리가 한 움큼 쯤 빠질 때 쯤 촌스럽지 않게, 예쁘게 할 수 있는 포장 방법을 고안해냈어요! 출산 선물을 열면 아이의 태명이 딱 써져있어서 감동을 극대화 할 수 있게끔요. 


 

 




포장 하나 하는데 처음엔 30분 쯤 걸리더니, 손이 빨라져도 20분 정도는 걸리더라구요. 사업이 더 커지면 솔직히 이 포장 방법은 효율이 안 나와서 유지하지 못할지도 몰라요.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은 해 보려구요. 코니를 처음 만나는 그 특별한 경험이 언제까지고 기쁘고 감동적이었으면 좋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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