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작노트
제작노트 #4
왜 이름이 코니에요?
브랜딩의 시작


 

어쨌든 앞으로 얼마간 운명을 같이 할 아기띠인데, 이름을 대충 정하고 싶진 않았어요. 그렇다고 너무 거창하고 우주적인 의미를 담고 싶진 않았고.. 뭔가 작게나마 의미가 담기면 더 좋지 않나 싶더라구요. 처음 이 사업을 구상하게 된 계기, 이 브랜드의 '뮤즈' 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이 모든 것은 출산을 하고 겪은 불편함에서 시작 된 것이었기에,  처음엔 엄마 마음을 듬뿍 담아 회사 이름을 '우쭈쭈', '오구오구 컴퍼니' 같은 이름으로 하려고 했답니다. (너무 엄마 마음만 듬뿍 담긴 이름들..) 세련되진 않아도, 귀에 찰싹 붙는 그런 이름 말이에요. 하지만 oguogu 라는 기존 브랜드가 있다는 걸 알게 되고 (1차 멘붕), 이런 이름으로 아기띠를 출시 했다간 금방 망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지자 (2차 멘붕), 정신을 차리고 고객들이 원하는 깔끔한 느낌으로 브랜드를 만들게 됩니다. (5959에 대한 집착은 저희 기업은행 계좌에 남아있습니다. 저희 대표 통장이 기업은행 5959-5959-79 거든요..)


 

아무튼 다시 뮤즈 이야기로 돌아가서, 아기를 낳자마자 캥거루케어를 한다며 제 배 위에 올려놓았을 때 정말 기분이 묘했습니다. 


빨갛고 작고 쫀득쫀득 찰떡같은 아기가 목도 몸도 손도 발도 자기 맘대로 하나도 못 움직이는 작은 생명체가 제 배 위에서 꾸물꾸물 거리면서 젖을 빨겠다고 애를 쓰는데 태어나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엄청난 책임감이 들더라구요.



 


 

어미 젖을 먹지 못하면 금방 죽어버릴게 분명한 아무것도 못하는 작은 생명체를 품에 안고 지금 내가 해 줄 수 있는거라곤 젖 주는 것 뿐인데.. 그것만이라도 정말 열심히 하자 싶어 하루에도 열 번씩 젖을 물렸습니다. 


 

조리원에 들어가 아이를 품에 안고 젖을 주는데 갑자기 예전에 봤던 '남극의 눈물' 한 장면이 스쳐지나가더라구요. 


황제 펭귄 수컷이 하나밖에 없는 알을 금이야 옥이야 자기 발등 위에서 키우던 그 장면이요.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아주 불편한 자세로 서서는 강풍과 천적, 그리고 알을 잃은 다른 아비들에게 맞서 알을 부화시키고 길러내는 지극한 부정父情 .


그것이 자신의 생을 불태우는 마지막 사명인 것 처럼 혼신을 다하는 펭귄 아비의 모습을 보고 함께 응원하고 울고 웃었던 제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젖 먹고 떡실신해 잠든 아기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데 마치 제가 그 황제 펭귄 아비가 된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그림 잘 그리는 친구에게 (인스타그램 @hmnl.draw) 펭귄 그림을 부탁했고 이런 어여쁜 그림이 탄생합니다. 브랜드의 첫 시작이었어요. 





브랜드 이름은 저희 아기 태명이 '맑음이' 였거든요. 남편이랑 저랑 심심할 땐 '말쿠미' 라고 불렀기에 짧게 줄여서 KUMI를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문제는 쿠미가 한글로 순화해서 읽으면 구미가 될 수도 있고, 그 구미(GUMI)는... 구미시가 모든 류에 대해서 상표권을 등록해뒀다는 걸 알게 되면서 또 한번 멘붕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쿠미를 바탕으로 아이데이션을 진행하다가, KONNY로 이름을 정하게 되었어요. 결과만 놓고 보면 더 나은 결정이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구미시 고마워요...)


 

그래서 KONNY와 펭귄이 조합된 형태의 로고를 만들게 되었어요. 이렇게요. (초기 버전의 로고입니다) 


 

 




갓 태어난 아기를 안고 느끼게 되는 그 특별한 감정이 어디 저 뿐이었을까요. 아무튼 출산 후 느꼈던 감정이 잘 녹아든 로고가 나오게 되어 참 기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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