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노트

코니의 제품이 출시되기까지 생생한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지금 함께하고 싶은 요즘 육아 라이프스타일 이야기까지

2019.11.29
아기띠워머, 진짜 최종
2년만에 세상에 나오다
실패 후 멀리 돌아가니 오히려 길이 보이더라
(ip:)
2023-10-27 11: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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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탄생한
코니 아기띠워머
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탄생한
코니 아기띠워머
by 임이랑 (CEO, 제품 그룹 리드)2019.11.29
코니 아기띠워머를 개발한 2년 사이에 '코니 맘스웨어'랑 '코니아기띠 썸머'까지 할 이야기가 산더미인데, 기왕 시작한 김에 워머 출시까진 들려드리고 다른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2018년 상반기는 '코니아기띠 썸머'를 개발하려고 아주 난리였어요. 원단만 바꿔서 아기띠를 거의 20종류나 만들었거든요. 그러다가 결국 또 포기하게 되고… (출시 시기보다 제품의 완성도가 먼저이니라…) 출시 포기를 두 번이나 연속 하다보니 내가 과연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인걸까 고민스럽긴 했지만, 좌절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어요. 제가 낙심을 하든 안 하든 상관없이 겨울은 오고 있었고 이번 시즌엔 정말 잘해내고 싶었거든요.
결국 출시를 포기했던 1차 샘플들.
자꾸 입어 보면서 뭐 문제였는지 파헤쳤다.
워머 기획을 다시 시작하면서 도대체 작년에 워머 개발을 끝마칠 수 없었던 이유는 뭘까 천천히 되짚어봤어요. 생각을 정리해보니 생산 외주업체와 함께 디자인을 디벨롭하기로 했던 지점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2017년 당시 저는 시간과 노력을 아끼기 위해 생산 외주 업체와 함께 워머 디자인을 하고 있었어요. 제가 기획 방향을 이야기 하면 외주 업체가 그걸 만들어왔고, 제가 피드백을 하면 수정을 하면서 시제품이 만들어졌어요. 봉제와 원단, 자재에 대한 지식, 그리고 시장에서의 업력. 생산 외주업체가 가진 모든 건 제가 가지지 못한 것이었어요. 미팅을 진행할 때 마다 일이 앞으로 진척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건 분명히 혼자 고민할 때 보다 훨씬 빠른 속도였거든요.
하지만 문제는 생산 외주 업체와 함께 했을 때 저에게 남는 게 없다는 사실이었어요. 아무래도 저의 경우에는 디자인과 생산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우선 밑바닥에서부터 폭풍 리서치를 하고, 학습하고, 가설을 세우고, 그걸 직접 만들어보고 시장 바닥을 돌면서 적합한 자재를 찾고, 직접 샘플을 만들어보고, 손으로 만지고 걸치고 써보면서 확신을 얻는 스타일이에요.(배움이 참 느린 스타일…) 소비자 입장에서 과연 이 제품을 돈 주고 살 것인가? 에 대해서 끊임없이 반문하면서요. 그렇게 철저하게 고민하며 앞으로 끌고 나아간 결과물은 비록 느리지만 선택에 자신이 있었고 누구보다 정말 자신있게 판매할 수 있어요. (아기띠와 맘스웨어 처럼요.)
하지만 생산 업체를 끼면 스스로 학습하고 확신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어요. 대부분이 그들이 제시하는 선택지 안에서 결정되었거든요. 제가 판매하고 싶은 제품 단가를 제시하면 그 안에서 본인들의 마진을 떼고, 원단과 부자재를 고르는 식이었어요. "이것보다 더 좋은 원단은 없나요? 더 부드럽고 더 포근했으면 하는데요." "그럼 단가가 안 맞아요." 또는 "원단 도매 시장에서 찾을 수 있는 건 이 퀄리티가 최선이에요. 대부분의 업체들도 이 정도를 써요." 와 같은 답변이 돌아왔죠. 그러니 제 성에 차지 않을 수 밖에요.
'적어도 뭔가를 개발할 땐 시간과 노력, 비용 아끼려고 하지 말자. 업력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아껴질테니…'
아이디어 스케치.
왼쪽 가디건형과 오른쪽 코트형 중 고민하다
왼쪽을 선택했다.
그래서 2018년 출시 버전은 아예 맨바닥에서부터 직접 만들어보겠다 작정했어요. 그리고 아기띠를 만들었던 샘플실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어요. "선생님, 조금 오래 걸려도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은 제품이 있어요. 괜찮아보이는 원단들 다 사서 보낼게요." 도매 시장을 돌며 괜찮아보이는 원단을 사모았어요. 무스탕 원단, 후리스원단, 원단 두개가 양면으로 붙어있는 합포원단, 캐시미어 코트원단, 열풍원단… 겨울 외투에 쓰이는 왠만한 원단들은 죄다 사들였고 샘플실 선생님과 옷의 형태에 대해 상의해 최종 원단을 골랐어요. "이랑씨 원단 보는 재주가 있네. 이번 원단 진짜 잘 고른거 같아." 평생 고급옷 만 만드신 선생님의 인정 한마디에 입꼬리가 씰룩거렸어요.
워머 형태를 개발 할 때 중점을 뒀던 건 무엇보다 '겨울 외출을 가볍게 할 것' 이라는 미션이었어요. 입는 방법이 거추장스럽지 않아야 하며, 아기를 보온한다는 측면에서 기능적으로 부족하지 않되, 보온 기능을 살리는데에만 매몰되지 않을 것. 코니아기띠가 그랬던 것 처럼 아기와 함께 착용했을 때나 아기 없이 제품만 걸치고 있을 때에도 예쁜 디자인일 것. 뜬금없는 육아용품을 거추장스럽게 걸치고 소비하는 느낌이 아니라, 평소에 입는 일반 옷과 형태 측면에서 되도록 유사할 것… 디자인하고 싶은 워머 스펙을 쭉 써내려갔고 그러려면 시장에 널린 일반적인 워머는 머리에서 애초에 지워버리고 시작해야 했어요.
최초 샘플. 앞이 두 겹이다보니
자꾸 뒷기장이 뜨고 앞기장이 내려왔다.
어깨선도 앞으로 처졌다.
주머니 위치 테스트. 어디에 달아야 가장 편할까…
외투&모자 테스트.
외투를 입었을 때 어깨가 불편하거나 거추장스럽진 않은지,
모자 사이즈와 형태가 적당한지 테스트.
외투&모자 테스트.
외투를 입었을 때 어깨가 불편하거나 거추장스럽진
않은지, 모자 사이즈와 형태가 적당한지 테스트.
코니 아기띠워머 자체가 세상에 없는 디자인이었고, 참고할 제품도 없었기에 제대로 된 샘플을 만드는 데에만 몇 달이 걸렸어요. 샘플이 하나 완성되면 직접 입어보고, 팀 구성원들에게 보내 피드백을 받고, 고치고를 반복했기 때문에 샘플을 수정하는데에도 1-2주씩 걸렸죠. 마침 그 해에는 저희 맘스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합류한 10년차 디자이너님이 계셨어요. 저와 함께 매일같이 샘플실을 들락거리는 통에 제가 맨땅에서 허우적거리는 걸 누구보다도 가까이에서 보신 분이었는데 넌지시 말씀하시더라구요. "저 진짜 이렇게 옷 만드는 사람 처음봐요. 도대체 직봉을 몇 번째 씌우는거에요ㅋㅋ"
사실 그때까지만해도 저는 '직봉'의 개념에 대해 완전히 무지한 상태였는데요… 보통 옷을 만드는 과정은 '가봉' 이라고 해서 잘 뜯어지는 가봉실로 대충 옷의 형태를 잡고 피팅을 한 다음, 수정 사항을 정해 제대로 된 바느질로 '직봉' 이라는 걸 해요. 가봉 상태의 옷은 천을 얼기설기 덧대놓은 형태에 디테일들이 모두 빠진 상태이기 때문에(심지어 주머니도 없음) 실제 그 옷의 기능을 제대로 알거나 테스트해 볼 순 없고 핏만 볼 수 있구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보통 가봉에서 바로 직봉을 하는데 저는 직봉 > 직봉 >직봉 >직봉 >직봉을 하면서 수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답답해보였나봐요.
직봉은 제대로 된 옷을 만드는 과정이기에 샘플 비용도 많이 들었고 무엇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하지만 제가 만들고 싶은 아기띠워머는 단순히 핏만 예쁘면 되는 옷이 아니라 제대로 기능을 해야 하는 옷이기에 직봉을 해서 직접 아기 엄마들이 입고 빨고 생활해보면서 수정하는게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야 소비자들이 느끼는 단점을 미리 알고 출시 전에 개선해서 완성도 높은 옷을 선보일 수 있을테니까요.
어깨선은 해결했지만 앞이 너무 짧아져버렸다.
다시 라인에 맞게 채우기로 했다.
실제 육아빠 고객 테스트 돌입!
버클형 일반 아기띠 호환 시 안쪽 공간이 부족했다.
L 사이즈를 추가하기로 했고 기장과 목둘레를 늘리기로 결정.
그렇게 수개월의 샘플 제작과 수정을 거쳐 마침내 코니 아기띠워머가 출시됩니다. 처음 샘플실 들락거릴 땐 분명 반팔이었는데 출시될 샘플을 들고나왔을 땐 코트를 입고 있었어요. 가까스로 국내 공장을 찾아 10월 말 판매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어요. 생산 족족 완판되었으니까요!
모델분 아이가 아파서
직접 모델까지 해야 했던 론칭 첫 해
코니아기띠를 사용하는 고객님들은 종종 봤는데, 제가 워낙 집안에 처박혀서 일만하고 있는지라 워머를 착용하고 계신 고객님은 제대로 본 적이 없어요. 그래도, 1차 시즌에 생산한 제품이 모두 판매가 된 걸 보면… 전국 방방곡곡에서 많은 분들이 사용해주고 계신거겠죠? ^^
제가 맨날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후기 게시판을 보는 일인데요, 매일 정말 진한 감동을 받습니다. "거짓말 아니고 한겨울 외출 짐이 1/3은 줄어들어요. 신세계네요.", "코니 제품은 구매를 할 수록 진짜 육아를 빡세게 해 본 엄마가 직접 불편한 점들을 개선해 만들었구나… 싶어요. 너무 고맙습니다."
고객님 아니에요. 진짜, 제가 정말 고맙습니다.
여기에 소개된
코니아기띠워머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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